얼음곳간상자집
by 英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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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그거요. (This Is It)


디스 이즈 잇, 을 보고 왔다.

발단은 금요일 저녁.. 루이랑 이야기를 하는데 어쩌다가 영화 얘기가 나온 것이었다. 
얘기를 하다 보니 루이랑 영화관 안 간지 꽤 오래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루이의 곤란해하는 모습을 즐겨볼까 싶어서 나는 우에~ 영화보러 가고싶어~! 라면서 괜히 방 구석에 가서 웅얼거리고 있었다. 그랬더니 이게 웬일, 루이가 인터넷으로 영화관 상영시간표를 찾아보기 시작하는 것이다. *_* 아이고 이러면 안 되는데. 그래도 기뻤다.

이거저거 찾아보는 듯 하더니, 디스 이즈 잇, 이 어떻겠냐고 묻는다.
디스 이즈 잇? 
물론 내가 MJ를 좋아하기는 해도 단순히 리허설 영상을 짜깁기한 거라고 생각하면, 솔직히 격렬하게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아니었다...만, 그렇다고 흥미가 아예 없는 것도 아니고 스토리 영화보다 노래가 나오는 편이 루이도 덜 괴로울 거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아무튼 나는 영화관에서 큰 화면으로 뭘 본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모처럼 마음을 먹어준 루이에게 고마워하며, 다음 날 근처 영화관에서 오후 두 시 반에 상영하는 디스 이즈 잇, 을 함께 보러 가기로 했다. '-'
 
다음 날. 서늘한 햇빛을 가르며 오후의 영화관으로 향했다. 
영화관은 집에서 차로 15분 정도 간 곳에 있다. 일본의 영화관에 들어가는 것은 3년만이고, 루이랑 같이 영화관에서 뭔가를 보는 건 8년만이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상영관이 있는 층에 발을 들이자마자 나는 마구 행복해졌다. 영화관 특유의 팝콘과 미세한 먼지가 섞인 냄새가 났다. 로비의 어둑한 불빛에 아드레날린이 넘쳐흐르고, 이 꿈의 공기를 느낀 것만으로도 이번 외출에는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
디스 이즈 잇은 내 기대를 훨씬 뛰어넘도록 재미가 있었다.

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시작하고 5분도 안 되어서.. 랄까 정확히는 MJ의 목소리를 들은 순간, 눈물이 났다. OTL MJ 때문에 눈물을 흘리게 될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지만, 여하튼 반갑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죽음이라는 것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여러모로 생각을 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낭랑하게 퍼지는 노랫소리를 들었다. 50이 되어서도 아름다운 목소리였다. 난 그 목소리를 참 좋아했나 보다.
크게 할 말은 없고 아무튼 팬으로서는 참으로 볼만한 필름이었다. 나뿐만 아니라 마이클의 마, 자에도 관심이 없었던 루이도 마지막까지 재밌게 봐주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루이는 "마이클 잭슨이라는 사람은 퍼포머라기보다는 디렉터라는 느낌이 든다" 라고 표현했다. 내 말이 그말. 리허설 내내 MJ가 모든 곡의 음표 하나까지 숙지하고 있음이 전해졌고, 그의 힘이 이끌려 어느새 나마저 내가 느낄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음악을 느끼고 있었다. 표현자로서는 말 할 것도 없고 뛰어난 작곡자이자 지휘자. 빛나는 재능의 소유자였다. 그는 역시 이 시대의 아이콘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인상에 남았던 장면은 기타리스트한테서 MJ가 간주 클라이막스의 높은 음을 이끌어내는 부분. 
"더 힘껏 소리를 내봐! 여긴 네가 주역이니까. 마음껏 높게! 더 높게! 내가 옆에 있어. 그래! 바로 그거야!!"
별다른 것도 아니고 그냥 저런 느낌이었는데.. 흑흑 ㅠ.ㅠ 나까지 일없이 용기를 얻었달까, 저기 강둑이라도 마구 달리고 싶어지는 충동을 느꼈다.
영화를 통해 잠시나마, 실현되지 않은 거대한 꿈의 청사진을 그릴 수가 있었다. 즐거웠다. '-'


Jackson 5 - BEN
벤. 필름에는 안 나오지만 좋아하는 노래다.

돌아오는 길에 루이한테 앞으로 영화보러 자주 다닐까? 그랬더니
가끔씩 가니까 좋은 거란다.
언제 또 갈까, 했더니 3년 뒤쯤에 가고 싶단다.. -_- 그래요. 

 
 
by 英君 | 2009/11/23 00:49 | 본 것, 읽은 것 | 트랙백 | 덧글(3)
l'hirondelle
혼고 리론델.
지난 달에 한국에서 온 친구분과 같이 갔다.
밤에 가는 건 처음이었다.
알전구랑 조명이 따뜻. '-'
먹은 것들.
안주 삼아 조금씩 시켜 보았다.
뒤쪽이 정어리 페이스트를 발라 구운 빵.
토마토를 향신료와 올리브 오일로 조리한 것.
딱딱한 빵에 얹어 먹으면 맛있다.
친구분이 궁금해 하셨던 크로크 무슈를 주문.
저녁에도 단품으로 먹을 수 있다.
가지와 펜네 그라탕.
치즈 맛이 진해서 좋았다.

안주 욕심을 낸 바람에 양이 많았지만
맛있어서 다 잘 먹었다. '-'
나는 포도주 한 잔.
친구분은 살구가 들어간 칵테일.

여기 오기 전에 다른 곳에서 맥주를 빈속에 마셨더니
나는 좀 취했던 거 같다. =_= 
전혀 듬직하지 못한 안내역(이라고 말하기도 부끄럽다OTL)이었으나
만나서 얘기도 많이 하고 참으로 즐거웠다.. '-'
강아지가 나와서 같이 놀고
오너 언니랑 잠시 이야기도 하고 그랬다.
밤의 분위기도 조용하고 따뜻해서 좋았다.

여기가 사라지면 많이 아쉬울 듯.
지척에 도쿄돔과 고라쿠엔이 있다.
관람차가 조명에 반짝반짝.
얼마 전에 언니랑 우에노 박물관에 갔다가 오는 길에
산책과 시노바즈 연못 구경을 겸해서 걷다 보니 꽤 걸었다.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이 날도 리론델로 고.
런치 세트가 아직 하고 있길래 주문했다.
연근과 참마 그라탕.
풍성한 버터.

예쁜 모양으로 찍어 나오는 버터도 좋지만
저렇게 큰 덩어리에서 스슥 발라내온 느낌도 좋다.

연근은 아삭아삭, 참마는 사각사각 쫀득하다.
참마에는 루이가 알레르기가 있고
연근은 가격과 손질의 번거로움으로 손이 잘 안가는데
이 날 먹어서 행복했다.
늘 주문하는 크로크 무슈. 맛있다. '-'
언젠가는 집에서도 만들어 보고 싶다.

걸어오는 내내, 가게에 도착하고 나서도
그 무렵에 읽었던 고호의 전기 얘기를 열심히 했는데
전하고 싶은대로 말이 나와 주질 않았다.
나는 좋아하는 거나 감동받은 거에 대해서는 너무 마음이 앞서서
입으로는 이야기를 잘 못하는 거 같다. OTL

개떡같이 말하는 내 얘기를 그래도 언니는 찰떡처럼 잘 알아줬다. 
박물관에서도 재밌었고 아주 즐거운 시간이었다. '-' 
세트에는 음료(커피, 홍차, 에스프레소, 주스) 또는 디저트가 딸려온다.

이 날은 한 명은 음료, 한 명은 디저트를 주문해서 나누었다.
모아 놓고 찍어 본 홍차와 블루베리 타르트.
달고 진한 맛. 바삭하다.
단 과자는 마음을 풍요롭게 해 준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


 
by 英君 | 2009/11/22 13:28 | 먹고 마신 것 | 트랙백 | 덧글(3)
열빙어 튀김 (子持ししゃもの唐揚げ)
열빙어 튀김을 만들었다.
한 마리 10엔 특가로 팔고 있길래..
속에는 알이 꽉 찬 열빙어.
간장 술 미림으로 약간 재웠다가 녹말가루를 묻혀 튀겼다.
따뜻하고 바삭할 때 먹으면 아주 맛있다.
옛날에 수퍼에서 만들어 놓은 걸 사먹었을 때는 왜 이런 걸 먹을까 싶었는데 -_-
만들고 시간이 지나 눅눅해져서 그랬나보다.
온도와 식감이란 중요하다.
버섯, 배추, 무, 당근, 양파를 넣어 만든 된장국.
메카부. 채썬 미역줄기. 
미끌미끌하고 새콤달콤한 초간장 맛이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 
 
 
by 英君 | 2009/11/21 11:00 | 먹고 마신 것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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