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우주비행사의 꿈과 홍차
by 英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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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은 것들 (돈지루, 돈테키, 마지팡, 햄버그, 피자, 비빔밥, 크림스튜)
"오늘처럼 추운 날에는 따뜻한 국물이 제격이지요."

루이가 학생 때 배운 한국어 교과서에 나온 문장이라는데,
통째로 외워서 이런 추운 겨울 날씨가 되면 나한테 툭툭 던지곤 한다.
-_-;
여하간 이렇게 추운 날에는 따뜻한 국물이 제격..
돈지루(돼지고기와 뿌리채소를 넣어 끓이는 국물 요리)를 만들었다.
돼지고기, 양파, 무, 당근, 곤약을 넣은 건 평소와 똑같고,
마지막에 팽이버섯이 있길래 같이 익혀봤다.
맛이 나쁘지는 않았는데, 버섯의 존재감이 생각보다 컸다..
내가 아는 돈지루가 아니라 그냥 야채 버섯 고기국이 된 느낌이랄까.
재료가 조화를 잘 이루게 구성하는 것도 맛을 내는 데 중요함을 깨달았다.
언제나처럼 숙주나물을 무치고, 오이를 썰고..
잘 먹었습니다.
이것은 정통 스타일의 돈지루.
늘 넣는 돼지고기, 양파, 무, 당근, 곤약에 더해
뿌리채소의 대명사 우엉이 들어갔으며,
무순도 싱싱하길래 종종 썰어서 마지막에 넣었다.

우엉은 향이 꽤 강한 채소이지만
다른 재료들과 잘 어우러져서 돈지루 맛이 깊어졌다.
구운 떡 넣어서 (살짝 보이는 하얀 물체가 떡) 맛있게 잘 먹었다.
이날도 역시 오이를 썰었다는..

일본은 날씨 탓에 채소가 흉작이라
값이 많이 올랐다. ㅠ.ㅠ
오이 하나게 100엔(약 1000원)이 넘을 때도 있는데,
한국도 요즘에 채소가 많이 비싼가요..?
어서 날씨가 풀려서 채소들이 맛있고 싸졌으면 좋겠다.
채소 생각난 김에
지난해 여름에 우리집에서 수확한 할라페뇨.
사진만 찍어두고 얘기를 한 적이 없네.

처음으로 심어본 할라페뇨는
심한 진딧물 피해를 겪으면서도 어찌저찌 열매를 맺어줬다.
루이는 너무 매운 음식은 먹지 않으므로
나 혼자 우동을 볶아먹을 때나 라면을 끓일 때마다
고명으로 조금씩 썰어 넣어 먹었더니..
맵다! 그리고, 맛있다!
@ㅁ@
많이 매운 편이라 장 보호를 위해 조심해야 할 수준이긴 하지만,
평소에 매운 음식을 접하기 어려운 환경이라서 더 그런지
거부하기 어려운 매콤함이었다.

할라페뇨, 올해에도 기르고 싶다.
언제나처럼 바질이랑 깻잎도 심을 거고,
만약에 여력이 있으면 (비싼) 오이도 길렀으면 좋겠고..

아주 베란다에 흙을 부어다가 밭을 갈 기세이다. -_-;
어느 날의 저녁밥.
돈테키 접시.
돼지고기에 녹말 가루를 뿌려
앞뒤로 잘 구워준 뒤
양념을 부어 조리듯이 익혀주면 된다.
시판 양념을 쓰는데, 간장 베이스에 새콤달콤하니 맛있다.
양념 부을 때 당근, 양파, 버섯도 같이 넣어서 살짝 익힌 것을 곁들이고
오이 썬 것, 밥과 함께 접시에 담아 완성.

경양식 스타일로 쓱삭쓱삭 칼질하며
얌냠 맛있게 잘 먹었다. (-:
콘스프도 함께..
크노르의 가루 스프를 더운 물에 녹인 것인데
간편하고도 맛있다. (-:
이것은 루이가 독일 출장 때 사온
초콜렛인가 마지팬인가 긴가민가한 단 음식.
나는 초콜렛 마지팬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겉이 초콜렛이고 속이 마지팬인..
럼과 과일이 들었음이 추정된다.
개봉.
반으로 가르면 이런 느낌.

마지팬에서 럼 맛이 아주 진하게 났다.
익숙하지 않은 맛인데, 계속 먹다보면 은근히 중독성이 있다.
루이는 술을 별로 안 마셔서인지
럼 향기도 딱히 좋아하지는 않는 듯해서
내가 대신 많이 먹었다. 에헤헤..
어느날 저녁..
왠지 모르게 저물녘 느낌이 좋아서 찰칵.
복도에 올라와서도 찍어보고.

조용하고 맑은 저녁이었다.
주로 금요일 심야에는
야근이 늦어 저녁을 못 먹은 루이와
원래 늦게 출근해 늦게 퇴근하(고 저녁밥도 늦게 먹)는 내가
함께 밥을 먹으려고 거리로 나서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날 찾아간 곳은
이제까지 별로 가본 적이 없는
'빗쿠리동키'라는 햄버그 레스토랑.
메뉴가 나무 창틀처럼 생겨서
귀엽게 보였다.
내가 주문한
치즈 햄버그 플레이트.

햄버그는 고기 맛이 강하다기보다는
빵가루도 양파도 넉넉히 들어가 달콤하고 폭신했다.
눈이 튀어나오게 맛있는 건 아니지만,
심야의 허기를 달래기에 부족함이 없다. '-')
위에 얹힌 치즈도 진득하고 고소하니 감칠맛을 더해줬다.
이것은 어느 토요일의 심야 외식.
사이제리야.

루이랑 차 타고 바람이나 쐬러 갈까..? 하다가
예전에 처음 일본 유학했을 때 살았던 동네까지 갔다 온 날이었던 듯.
살던 집 주변, 역 근처, 자주 가던 수퍼 등등을 돌아보느라고
은근슬쩍 많이 걸어서 배가 고팠던 게 기억이 난다.
왠지 감성이 돋아(?) 나는 와인을 한 잔 시켰고,
루이의 건강과 맛을 위해 미역 샐러드도 주문했다.
안주 거리로 딱 좋았던
닭날개 구이.
뜨겁고 매콤하고 쫀득하다.
도리아.
볶은 밥위에 토마토 소스와 치즈를 얹은
느끼하고도 맛있는 요리다.
피자도 두 장 주문하고..
물소치즈 피자와 채소+버섯 피자.
물소치즈는 부드러웠고
채소+버섯은 버섯과 양파 향기가 좋았다.

추억으로 마음을 가득 채우고,
피자로 배까지 가득 채웠던 토요일 심야였다.
사이제리야의 와인 한 잔은 100엔.
참 싸다!
가볍고 옅은 편이지만, 식사와 함께 즐기기에 충분하다.
맛있고 감사하게 잘 먹었다.
심심하면 등장하는 비빔밥.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이날은 집에 고마쓰나(小松菜, 시금치랑 비슷한 녹색 채소)가 있어서
살짝 데쳐서 같이 넣었더니 상큼달콤하면서도 보드라니 맛있었다.
한국 조미김이 떨어져서
일본 김을 잘라서 냈다.
조미를 하지 않고 그냥 구워냈고 좀 도톰한데
좀 심심할 수도 있지만
김의 향기와 본래 맛이 뚜렷이 느껴진다는 장점이 있다.
냄비 한가득 만든 크림스튜.
날씨 추울 때는 따끈하니 특히 맛있게 느껴진다.
먹어보아요.
넣은 재료는 닭고기, 당근, 감자, 양파, 고마쓰나.
닭고기, 당근, 감자, 양파를 들들 볶다가
물 넣어서 푹 끓여주고
다 익으면 크림스튜용 루를 풀어넣어 뭉근히 익히다가
따로 살짝 데쳐둔 고마쓰나와 우유를 투입한다.
따뜻하고 부드럽고 맛있다.
빵..
늘 먹는 두유 롤이 없어서
바게뜨를 구워 냈다.
이건 또 이것대로 잘 어울렸지만,
다음에는 두유 빵을 곁들이고 싶다..
그렇게 저렇게 잘 먹으며 잘 지내고 있더라는 이야기였습니다.

놀러와 주신 여러분,
오늘 하루도 즐겁게 행복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


by 英君 | 2018/02/14 13:11 | 먹고 마신 것 | 트랙백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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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18/02/14 13:2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18/02/14 16:09
비공개 답글입니다.
Commented by 우물쭈물하지않으리 at 2018/02/14 15:23
일본은 참 돼지고기를 잘 활용하는것 같아요 ㅋㅋㅋ 돈테키라니!!! ㅋㅋㅋㅋ 돈지루 제가 한국된장으로 돼지고기 넣고 끓여봤는데 역시 미소가 아니라 그런지 그 맛이 안나고 비릿하더라고요 ㅠㅠㅠ 그언젠가 호로록 호로록 했던 곤약 두툼한 돈지루 생각나는 사진이네요
Commented by 英君 at 2018/02/14 16:41
돼지고기 구이라고 안 부르고 스테이크에서 따와서 돈테키라고 부르는 발상이 재밌는 거 같아요ㅎㅎㅎ 돈테키가 은근히 간편하고 값도 소고기보다 부담스럽지 않아서 자주 식탁에 올리게 되네요.. ^ㅁ^ 크으 된장 맛이 다르면 역시 맛이 다르겠지요..? ㅠ.ㅠ 똑같은 경우로, 제가 된장찌개 끓이고 싶어서 된장찌개 비슷한 스타일로 미소 넣고 끓여봐도 전혀 제맛이 안 나더라고요 ㅠ.ㅠ ㅠ.ㅠ 적다보니 두부도 애호박도 들어가고 고추도 송송 썰어넣어서 팔팔 끓인 된장찌개가 그리워집니다! >ㅁ< 헤헤 우물쭈물하지않으리 님, 모쪼록 오늘 하루도 활기차게 즐겁게 보내시길 바랄게요~~!!! ^ㅁ^)/
Commented by blue snow at 2018/02/14 18:02
돈지루 먹고싶어요 ㅠㅠ ㅋㅋ 한국 된장찌개랑은 다른 매력.. 초밥먹고 돈지루 국물 홀ㅋ짝하고 싶은 저녁입니다.. ㅎㅎㅎ오늘 저녁도 맛난거 드세요!!♥
Commented by 英君 at 2018/02/14 19:57
ㅎㅎ 제 부족한 돈지루나마 blue snow 님 계시는 곳에 한 그릇 전달해 드리고 싶어져요! 그리고 저는 된장찌개를 호호 불어 먹는 것입니다.. >ㅁ< ㅎㅎㅎ blue snow 님께서도 식사 맛있게 드셨는지.. (-: 따뜻하고 편안한 밤 보내시고, 내일 하루도 즐겁게 지내시길 바랄게요~! ^ㅁ^)/
Commented by 꿀우유 at 2018/02/14 22:32
남편분이 외우신 문장처럼, 요즘 제격인 따뜻한 요리들이 너무 좋으네요- 제가 어려워하는 요리들도 뚝딱뚝딱 만들어내시고요...!
세상에, 사시는 동네에서는 오이 하나가 100엔이 넘어가는군요 ㄷㄷㄷ 저희 동네는 아직 84엔 정도? 가 최고가인 것 같아요... 어서 야채가격이 제자리로 돌아오기를...
Commented by 英君 at 2018/02/15 15:35
그저 먹고싶다는 집념으로 요리할 뿐이죠 뭐... ^ㅁ^;;; 겨울이 추운 건 힘들고 싫지만, 따끈한 요리들이 맛있게 느껴지는 것도 다 추위 덕분이라고 생각하면 감사해야 할 것도 같아요. (-: 흑흑 오이가 100엔 넘어간 것은 며칠뿐이었지만 여전히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지요.. ㅠ.ㅠ 정말 어서 가격이 안정됐으면 좋겠어요!!
Commented at 2018/02/15 01:4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18/02/15 16:15
비공개 답글입니다.
Commented by 오스칼 at 2018/02/16 00:26
ㅜㅜ 한국 서울은 가시오이 2개가 3900원을 찍었습니다.....
Commented by 英君 at 2018/02/20 09:51
ㅠㅁㅠ 흐미.... 완전 금오이네요!! ㅠㅁㅠ 한국도 올 겨울 작황이 정말 안 좋은가 봐요. 어서
어서 따뜻해져서 채소들이 쑥쑥 자라나 주길 바랄 뿐입니다...
오스칼 님, 추운 날씨에 모쪼록 건강 조심하시고, 즐겁고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랄게요~! (-:
Commented by skalsy85 at 2018/02/16 12:16
저는 일본만화를 하도 많이 봐서, 음식 이름들이 눈에는 익은데, 먹어본 음식들은 의외로 없네요. 항상 궁금한게, 일본식 된장국..돈지루.. 맞나요? 제가 먹어본 일본식 된장국은 걍 미소된장 풀고, 버섯+미역 같은 걸 넣어서 밥이랑 먹거나, 미소 된장에 소면을 말아 먹는 정도예요. 돼지고기와 당근이 들어간 된장국은 도대체 어떤 맛일지 궁금하네요.

참.. 저 크림 스튜 엄청 맛있어 보여요. 여기 한국 마트엔 일본식 카레 루는 많이 보이는데, 크림 스튜는 본적이 없어요. 어떤 맛일까요..? 걍 슾이랑 비슷한걸까요..?
Commented by 英君 at 2018/02/20 09:48
ㅎㅎ 저도 일본에 살고는 있지만 일본 음식을 아주 잘 아는 것은 아니라 말씀드리면서도 이게
맞나 아닌가 싶기는 한데요;; 제가 먹었던 일본식 된장국은 들어가는 재료가 한 두가지로 매우 심플해서 기본적인 된장 맛에 집중하는 듯했고, 돈지루는 여러가지 채소와 고기를 넣어서 국물을 우려내 좀 더 복합적이고 조화로운 맛이 되는 느낌이었어요.. 우리나라 찌개에 좀 더 비슷한 느낌은 돈지루가 아닐까 싶어요.
크림스튜는 맛있으면서도 간편해서 겨울철에 많이 끓여 먹게 되는 거 같아요.. 스프랑도 비슷한데 역시 여러가지 재료들이 들어간 맛이고요.. 근데 루를 쓰면 간편하기는 하지만 아예 처음부터 만드는 수프 맛에 버금가기는 어려운 듯도 해요. 전에 옛날에 루이 생일 때 도미랑 조개랑 고구마, 순무 같은 것을 넣고 버터 왕창에 밀가루랑 우유 넣어 끓인 스프가 있었는데 그건 정말 인상적으로 맛있었거든요..!! @_@ 그러나 그 스프는 여러모로 만들기에도 공이 많이 들었기땜시;; 평소 식사에는 크림스튜 루를 적극 활용하고 있답니다 ^^;
ㅎㅎ 일없이 답글이 길어졌네용.. skalsy85 님, 오늘 하루도 활기차게 즐겁게 보내시길 바랄게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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